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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남편을 따라 몽골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마잉바야르(38)씨. 고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호텔 매니저로 일하던 그는 한국에 와서 자격증을 6개나 취득했지만 어디에서도 '정규직'으로 일할 수 없었다. 한국에서 취득한 '이중언어강사 전문 양성 과정' 수료증을 든 마잉바야르(왼쪽)씨와 몽골에서 받은 대학 졸업장을 든 마잉바야르씨의 모습을 절반씩 붙여 하나의 사진을 만들었다.
2007년, 남편을 따라 몽골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마잉바야르(38)씨. 고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호텔 매니저로 일하던 그는 한국에 와서 자격증을 6개나 취득했지만 어디에서도 ‘정규직’으로 일할 수 없었다. 한국에서 취득한 ‘이중언어강사 전문 양성 과정’ 수료증을 든 마잉바야르(왼쪽)씨와 몽골에서 받은 대학 졸업장을 든 마잉바야르씨의 모습을 절반씩 붙여 하나의 사진을 만들었다.

통·번역을 전문으로 하는 40대 여성 A씨의 월급은 180만원 남짓이다. 결근 한번 없이 10년을 한 직장에서 내리 일했지만 승진은 없었다. 계약서에 없는 잡무까지 떠안아야 하지만, 문제를 삼을 때마다 돌아오는 답은 같다. “아쉬우면 그만두세요. 들어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많으니.” 이처럼 열악한 처우가 ‘당연시’되는 이유는 하나다. A씨가 ‘결혼 이주 여성’이기 때문이다.파워볼

공장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A씨의 고용주는 ‘정부’다. 여성가족부 산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일하는 ‘통번역 지원사’들은 같은 직장에서 같은 시간, 비슷한 일을 하는 내국인 직원들에 한참 못 미치는 처우를 받는다. 결혼 이주 여성의 안정적 자립을 돕기 위해 설립된 정부 기관에서 외려 이들을 ‘차별’하고 있는 꼴이다. 한국일보 뷰엔(view&)팀이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이주여성들을 만나 ‘고용차별’의 내력을 들여다봤다.


①중국 여성 장모 씨의 사례 “차별을 없애기 위한 일을 하면서, 차별을 받습니다”

직장 생활 10년차를 훌쩍 넘긴 중국 출신 이주 여성 장모 씨는 수도권의 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 지원사’로 일한다. 한국어가 서툰 이주여성들을 위해 그들의 귀와 입이 되어주는 일이다.

서울 수도권의 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외관. (해당 센터는 기사의 내용과 관련이 없다. )
서울 수도권의 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외관. (해당 센터는 기사의 내용과 관련이 없다. )

계약서에 명시된 장씨의 업무는 ‘내국인과 이주여성 간의 의사소통을 돕는 것’이지만, 마음 붙일 곳 없는 이주여성들에게 장씨는 ‘해결사’로 통한다. “사실 ‘단순 통역’이라기 보다 상담에 가까워요. 가족간의 내밀한 갈등을 듣다 보면 밤을 꼴딱 새워 통화할 때도 많고요.” 특히 가정폭력으로 경찰까지 출동하는 상황에선 장씨의 역할이 더 막중하다.

모국어로 쏟아진 고통과 원망의 말들을 건조한 타국의 언어로 걸러내는 일은 매번 새롭게 버거운 일이다. “한때 같은 처지였고, 또 한번씩은 겪어보았던 일이잖아요. 그러니 그 고통에 더 깊이 이입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장씨와 같은 통번역 지원사들은 우울증을 감기처럼 달고 산다.동행복권파워볼

중국 출신 이주여성 장모 씨가 인터뷰 도중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중국 출신 이주여성 장모 씨가 인터뷰 도중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10여 년 전 장씨의 첫 기본급은 100만원이었다. 세금과 교통비, 식비를 제하고 나면 수중에 남는 돈은 70만원 남짓. “급여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어요.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했죠.” ‘언니, 고마워요’라는 말 한마디가 쌓여 매일 일터로 나설 동력이 됐다.

장씨와 같은 이주여성들은 한국인 직원들과는 완전히 다른 처우를 받았다. 같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내에서 함께 일하는 내국인들은 ‘기본 사업’ 종사자였고, 외국인 이주여성들은 ‘특성 사업’ 종사자였다. 내국인들이 승진의 기회를 누리고 매년 오른 임금을 받을 때, 이주 여성들은 최저임금을 받았다.
장씨와 같은 이주여성들은 한국인 직원들과는 완전히 다른 처우를 받았다. 같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내에서 함께 일하는 내국인들은 ‘기본 사업’ 종사자였고, 외국인 이주여성들은 ‘특성 사업’ 종사자였다. 내국인들이 승진의 기회를 누리고 매년 오른 임금을 받을 때, 이주 여성들은 최저임금을 받았다.

그렇게 일한 세월이 10년. 경력으로만 따지면 ‘과장급’에 가깝지만 장씨는 여전히 1년 단위의 계약직 사원이다. ‘한국인이 되면 일한 만큼 대우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귀화도 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4년 전 최저임금 폭이 가파르게 오를 당시엔, ‘1시간 늦게 출근하고, 1시간 일찍 퇴근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육아와 직장일을 병행하는 직원들을 ‘배려하는 차원’이라 포장했지만, 실상은 임금 인상을 막기 위한 꼼수였다.파워볼사이트

장씨는 누적된 우울로 몸과 마음이 망가진 지 오래라고 말한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일터에서조차 다른 대우를 받는다는 거, 그게 제일 힘들었어요.” 그를 무너뜨린 것은 통장에 찍힌 액수가 아니라, 차별이 상식처럼 여겨지는 현실이었다.


②몽골 여성 마잉바야르씨의 사례 “자격증만 6개였지만, 일할 수 있는 곳은 없었죠”

한국살이 14년차 몽골 출신 이주 여성 마잉바야르(38)씨는 7년 전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이중언어강사’로 교편을 잡기 시작했다. “몽골에서는 대학을 졸업한 후, 호텔 매니지먼트일을 했었어요. 한국에 올 때 외국인 노동자들이 흔히 선택하는 직업을 갖고 싶지는 않았어요.” 고국에서 사회생활을 해온 그는 한국에서도 ‘전문성’ 있는 일자리를 원했다.

본보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는 몽골 출신 이주 여성 마잉바야르씨.
본보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는 몽골 출신 이주 여성 마잉바야르씨.

이중언어강사 제도는 2009년 도입됐다. 전문교육을 받은 고학력 결혼 이주 여성들을 강사로 채용해, 공교육 현장에서 중도입국 학생들의 학업을 돕거나 ‘다문화’에 대한 기본지식을 가르치게 하는 제도다. 2011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는 2년 내 이중언어강사 수를 3배 가까이 늘리겠다며 전문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나라가 직접 나서 일자리를 보장해 준다니, 마잉바야르씨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였다.

몽골 출신 이주 여성 마잉 바야르씨가 지난 5~6년간 취득한 다양한 자격증
몽골 출신 이주 여성 마잉 바야르씨가 지난 5~6년간 취득한 다양한 자격증

선생님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시댁의 모진 반대를 무릅쓰고 경인교대의 교육과정에 지원했다. 1년간 왕복 5시간에 달하는 거리를 통학하며 열심히 배웠다. “아들이 아직 어릴 때라서 죄책감도 컸지만, 이 시기만 잘 견디고 나면 안정적인 일을 하며 살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버텼죠.”

맞닥뜨린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학교에선 딱 10개월 단위로만 계약을 해요. 시간제 강사였죠. 계약이 연장되지 않고 종료되면 그대로 실직이었어요. 어쩌다 보니 3년을 쉬기만 했죠.” 2014년까지 전국에 600명 이상 늘리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2019년 교육부가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다문화 학생 수는 약 14만명으로 급증했지만, 전국의 다문화 언어강사는 489명에 그쳤다. 7년간 두 배도 늘지 않은 셈이다.

마잉바야르씨는 그간 요양보호사와 의료 코디네이터 등 자격증을 여러 개 땄지만 소용이 없었다. 후발주자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었다. “이주 여성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배우는 건 어렵지 않죠. 문제는 언제나 그다음이에요. 교육에만 예산을 다 쓰고, 정작 일자리는 만들지 않으니 그저 ‘보여주기’식일 뿐인 거죠.”

마잉바야르씨가 올해 가르친 학생들. 그는 2016년 하반기 이후 3년 만에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강사로 다시 일할 수 있게 됐다.
마잉바야르씨가 올해 가르친 학생들. 그는 2016년 하반기 이후 3년 만에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강사로 다시 일할 수 있게 됐다.

이주여성, 동정와 시혜의 대상일 뿐 동등한 주체는 아니다?

한국 사회가 이주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중적이다. ‘도움은 베풀면서, 결코 동등해질 수는 없는 존재’로 여긴다. 동정과 시혜의 대상일 뿐, 똑같은 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참아주지 않는다.

지난달 17일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이주여성 노동자들은 ‘이주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 차별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이라는 내용의 진정을 국가인권위원회에 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열악한 임금 △1년 미만의 쪼개기 계약 △승진 기회 없는 업계 구조 등을 바로잡아달라고도 요구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기관에서 통·번역 지원사로 근무하는 이주여성들이 임금과 승진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제공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기관에서 통·번역 지원사로 근무하는 이주여성들이 임금과 승진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제공

진정 대리인인 이주민센터 친구의 이진혜 변호사는 “정부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운영 지침에서 ‘특성화 사업’과 ‘기본 사업’을 분리한 것 자체가 이주여성과 내국인의 처우를 달리 적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일자리를 설계할 때부터, ‘1년짜리’ 단기 인력 고용으로 비용을 최소화하려 했다는 것이다.

누구든 출신이나 성별, 인종에 구애받지 않고 능력에 따라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곳. 장씨와 마잉바야르씨는 한국을 ‘그런 나라’라고 생각했다. 이주 후 10여 년이 흐른 지금, 그들이 생각하는 한국은 다른 나라다.

“’글로벌’이라는 말, 참 우스워요. 한국에서 말하는 ‘글로벌’의 이미지란 결국 다 백인이예요. 피부색이 희면 ‘글로벌’이고, 그렇지 않으면 ‘다문화’죠. 저는 언제쯤, 이 나라의 일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
마잉바야르(38)씨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전윤재 인턴기자 younj0705@naver.com
서현희 인턴기자 sapiens0110@gmail.com

올해까지 낼 분담금은 8316억원
2272억원만 지불, 6044억원 미납
인니, 라팔 등 다른 전투기에 눈독
“방사청, 플랜 B 대책 마련해야”

‘단군 이래 최대 방산 사업’이라 불리는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에서 해외 파트너인 인도네시아가 철수할 조짐을 보이는데도 정작 방위사업청은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형 전투기(KF-X) 이미지. 2026년까지 체계개발을 마치는 게 목표다. [한국항공우주산업]
한국형 전투기(KF-X) 이미지. 2026년까지 체계개발을 마치는 게 목표다. [한국항공우주산업]

23일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가 올해까지 내야 할 KF-X 사업 분담금 8316억원 가운데 실제로 들어온 돈은 2272억원에 그쳤다. 6044억원이 아직 미납 상태이다. 인도네시아는 당초 KF-X의 개발비용 8조 5000억원의 20% 수준인 1조 7338억원을 분담하기로 한국과 합의했다. 2021~2026년 분담금만 9022억원이 더 배정됐다. 현재까지 들어온 2272억원은 인도네시아 측 전체 분담금의 13%에 불과한 액수다.

공동 개발을 위해 인도네시아가 한국항공우주(KAI)로 파견한 기술진 114명도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귀국한 뒤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지난 9월 23~24일 방사청 협상단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실무회의를 벌였지만, 분담금 미납분에 대해 뚜렷한 합의를 이루진 못했다. 정부 소식통은 “인도네시아가 당초 약속한 것보다 더 많은 기술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며 “추가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가 K-FX 사업에 열의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다른 나라에서 전투기를 사들이고 있다는 소식도 잇따라 들려오고 있다. 프랑스의 경제 전문 주간지인 라트리뷘은 지난 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가 프랑스로부터 라팔 48대를 구매하는 계약의 타결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2019년 10월14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19)' 프레스 데이 행사에서 공군이 한국형 전투기(KF-X)의 실물모형을 공개했다. [연합]
2019년 10월14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19)’ 프레스 데이 행사에서 공군이 한국형 전투기(KF-X)의 실물모형을 공개했다. [연합]


인도네시아 공군은 미국의 F-16(33대)과 러시아의 Su-27(5대), Su-30(11대) 등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 전투기 숫자도 적을뿐더러 남중국해 섬을 놓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비해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는 가급적 빨리 최신예 전투기를 갖고 싶어 한다.

관련 사정을 잘 아는 방산업계 관계자는 “프랑스는 인도네시아에 전투기 기술을 모두 넘겨준다며 설득하고 있다. KF-X는 아직 도면에나 볼 수 있는 전투기지만 라팔은 현재 운용 중인 전투기”라며 “인도네시아로선 한국에 낸 2272억원을 포기해도 남는 장사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F-X 이미지 [공군]
KF-X 이미지 [공군]


하지만 정부는 설령 인도네시아가 완전히 철수하더라도 KF-X 사업은 그대로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인도네시아가 내기로 한 분담금을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인도네시아가 생산하기로 한 물량(51대)이 사라지는 만큼 전체 생산 수량이 줄어 단가도 올라갈 수 있다. 이 경우 수출 경쟁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방사청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복잡한 내부 사정만 탓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조립하고 있는 한국형전투기(KF-X) 시제 1호기. [방위사업청]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조립하고 있는 한국형전투기(KF-X) 시제 1호기. [방위사업청]


지난 10월 국정 감사에서 ‘인도네시아가 다른 전투기를 사 온다는 소식을 흘리는 게 분담금을 깎기 위한 전술인가, 아니면 사업에서 철수하려는 것인가’라고 묻는 신원식 의원에게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장은 “KF-X를 완전히 개발하기 전까지 아무것도 안 사고 기다리지 않겠다는 차원”이라고 답했다.

방사청은 신 의원에게 낸 답변서에서 “관련 기사들은 인도네시아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면서 “KF-X 공동개발과는 별개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7년부터 경제 사정이 안 좋아진 인도네시아가 KF-X와 또 다른 전투기를 함께 운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인도네시아가 구매를 추진하고 있는 프랑스의 전투기 라팔. [로이터=연합]
인도네시아가 구매를 추진하고 있는 프랑스의 전투기 라팔. [로이터=연합]


인도네시아는 당초 합의 내용을 바꿔 달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 추가 기술 이전 말고도 분담금 비율을 20%에서 15%로 낮춰달라거나, 현금 대신 인도네시아가 생산하고 있는 수송기인 CN-235로 대신 내겠다는 제안을 하고 있다. 방산업계 소식통은 “인도네시아가 계약 파기의 책임을 한국에 떠넘기려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든다”고 말했다.

신원식 의원은 “인도네시아를 놓친다면 결국 국민 세금 1조 7000억원이 들어가고, 전투기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방사청은 매번 ‘잘 되고 있다’고 답하지 말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플랜 B를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11월 25일 부산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차 방한(訪韓)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었다. 두 정상은 양국이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사업(KF-X/IF-X)에서 좋은 결실을 맺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당시 청와대가 밝혔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11월 25일 부산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차 방한(訪韓)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었다. 두 정상은 양국이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사업(KF-X/IF-X)에서 좋은 결실을 맺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당시 청와대가 밝혔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KF-X는 2026년까지 인도네시아와 함께 4.5세대 전투기를 생산(한국 125대, 인도네시아 51대)하는 사업이다. 8조 5000억원이라는 개발 비용 때문에 ‘단군 이래 최대 방위 사업’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현재 시제기를 조립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출고할 예정이다. 2022년 상반기 초도비행이 목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Copyrightⓒ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서울서 코로나 사망자 이달에만 52명 발생
유가족, 임종·화장 절차도 멀리서 지켜봐야 할 뿐

21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구급차가 대기중이다. 2020.12.2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21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구급차가 대기중이다. 2020.12.2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부모님 시신을 화장부터 먼저 하고 장례를 치뤄야하는 비극적 대구 사태가 서울에서 연일 재연되고 있다.

서울에서만 이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52명이 사망했다. 기저질환이 있는 60대 이상의 고령층을 중심으로 높은 치사율로 이어지고 있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만5732명으로 이중 사망자가 145명 발생했다. 사망률은 0.92%로 이달에만 사망자 52명이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의 장례 절차는 일반 사망자와 처음부터 다르다. 전통 장례 방식은 우선 장례식을 치른 후 화장하는 절차이지만, 코로나19 사망자는 먼저 화장하고 난 뒤 장례식을 치를 수 있다.

코로나19 사망자 2명의 장례를 치른 김신 가족상조 본부장은 “코로나19 사망자 유가족들은 전통 장례 방식과는 정반대로 화장 먼저 한 뒤 장례식을 치러야 해 가치관의 혼란을 많이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요즘 코로나19 확산세에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 중인 상황이라 부고를 알리기도 주저하고, 알리더라도 코로나19 사망자로 알리기 꺼려한다”며 “가족장 형태로 조용히 3일장으로 진행되는 편”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사망자는 주로 60대 이상의 고령층이다. 병원이나 요양원에 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가족들이 면회도 못 오고, 외롭게 혼자 바이러스와 싸우다 유명을 달리하는 경우가 많다.

감염자의 외로움은 사망 이후에도 계속된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임종도 가족 1~2명만 방호복 입고 잠깐 참관할 수 있거나, 병원 사정에 따라 이마저도 불가능해 CCTV로 지켜봐야 할 수 있다.

입관이 끝난 관은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영구차로 화장장으로 이송한다. 서울 지역 화장 업무는 주로 서울시립승화원과 서울추모공원에서 담당한다.

일반 사망자의 유족들은 장례식을 치른 후 관을 운구할 때도 함께 하고 화로에 들어갈 때도 관망실에서 지켜볼 수 있지만, 코로나19 사망자의 유가족들에겐 불가능한 일이다.

가족 중 확진자가 있거나, 자가격리 중이면 멀리서나마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수 있는 기회마저 잃게 된다.

코로나19 사망의 화장은 혹여나 고인과 접촉해 감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일반인의 화장이 종료된 이후 오후 6시부터 진행된다.

고인은 1000도가 넘는 온도에서 화장된 다음에야 가족에게 인계된다. 가족들도 그제서야 장례를 치를 수 있다.

서울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승화원이나 추모공원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코로나19로 사망하신 분들을 화장할 때는 더 긴장하고 있다”며 “모든 죽음이 슬프지만 이분들은 임종도 못 지키고, 곁에서 지켜드리지 못해 유족들이 많이 슬퍼하신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망자 유족에는 국가가 장례비용으로 1000만원을 지원한다. 운구나 화장비 등 실비로 최대 300만원까지 추가 지원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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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비리' 등의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등 관련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정 교수는 이날 1심 공판에서 징역 4년에 법정 구속, 벌금 5억원을 선고받았다. 2020.12.23/뉴스1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비리’ 등의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등 관련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정 교수는 이날 1심 공판에서 징역 4년에 법정 구속, 벌금 5억원을 선고받았다. 2020.12.23/뉴스1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한 1심 재판부의 판단에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사유가 소환됐다. 이른바 ‘재판부 사찰’을 통해 정 교수에 대한 중형을 이끌어 내려한 윤 총장의 의도가 맞아떨어졌다는 주장인데 윤 총장이나 수사팀 모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지난 23일 정 교수에 대해 징역 4년,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이날 실형 판결에 따라 정 교수는 법정에서 구속됐다.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될 예정이다.

친(親) 조국 진영으로 분류돼왔던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즉시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특히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이 판사 사찰을 통해 노린 게 바로 이런 거였다”며 “윤석열과 대검의 범죄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썼다. 윤 총장의 징계 청구 사유 중 하나인 ‘재판부 사찰’을 지적한 것으로 원하는 공판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재판부를 사찰한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이어 “검찰기소의 문제점들이 국민에게만 보이나 보다”며 “법원이 위법수사와 기소를 통제해야 하는데 오늘은 그 역할을 포기한 것 같다”고 며 법원을 맹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윤 총장의 징계 청구 사유였던 ‘재판부 사찰 문건’엔 정 교수 재판부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재판을 맡고 있는 김미리 부장판사가 문건 첫머리에 등장해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나 합리적이라는 평가” “언행이 부드러우며 원만하게 재판 진행을 잘함” “가급적 검사나 변호인의 말을 끊지 않고 잘 들어줌” 등 긍정적 평가로 볼수 있는 문구가 써 있다.

윤 총장 징계위원회에선 징계위원장 대행을 맡은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이를 언급하면서 “해당 판사에 대해 긍정적 내용을 담은 것은 결국 이를 언론에 흘려 재판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려는 의도가 아니었느냐”고 물어 윤 총장 측과 문건을 만들었던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이 황당해했다고 한다.

이날 김 의원의 반응에 대해서도 검찰 내에선 “정 교수에 대한 선고와 윤 총장이 무슨 상관이냐”며 “별 게 다 윤 총장 탓”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왔다.

그동안 ‘그깟 표창장 하나로 압수수색을 80번이나 했다’며 과잉수사를 주장해왔던 여권의 주장도 재판부의 판결로 무색해진 측면이 있다. 자녀 대학입시부터 의학전문원 입시까지 검찰이 기소한 혐의가 모두 유죄 판정이 났으며 검찰이 처음 수사를 시작했던 사모펀드 비리에 대해서도 횡령을 제외하고는 미공개 주식거래, 범죄수익 은닉 등의 혐의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수사를 지휘했던 한동훈 검사장은 이 수사로 인해 좌천성 발령을 받았으며 수사팀도 모두 지방으로 흩어졌다. 한 검사장은 이날 선고에 대해 “할 일을 한 것뿐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수사팀은 입장문을 내고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하고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최종적으로 죄와 책임에 맞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태은 기자 taien@mt.co.kr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저출산위, 영아수당 등 지급계획
유럽선 소득지원 뒤 출산율 반등
“일회성 출산장려금은 도움 안돼”
정부가 15세까지 수당 등 지원을

보건복지부가 운영 중인 '전국 100인의 아빠단'의 2019년 남산걷기대회 행사. 100인의 아빠단은 자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빠들의 모임이다. 보건복지부 제공
보건복지부가 운영 중인 ‘전국 100인의 아빠단’의 2019년 남산걷기대회 행사. 100인의 아빠단은 자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빠들의 모임이다. 보건복지부 제공

직장인 정모(33ㆍ경기 용인시)씨는 3년 전 동갑내기 아내와 결혼했다. 또래보다 결혼을 일찍 한 편이지만 출산은 계속 미뤄왔다. 정씨 부부는 맞벌이 중인데 아이를 낳으면 당장 맡길 데가 없어서다. 정씨와 아내의 회사 모두 최근 육아휴직 제도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분위기이지만, 휴직 기간 소득이 줄어드는 게 큰 부담이다. 정씨는 “아이를 빨리 낳고 싶다. 그런데 아내와 나는 아이가 최소한 돌이 될 때까지는 우리 손으로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결혼할 때 구입한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을 갚느라 월 고정 지출이 200만원 넘는다. 둘이 벌어서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데, 육아휴직 급여 100여 만원으로는 엄두가 나질 않는다”라고 털어놨다. 정씨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육아휴직 급여 인상 정책에 반색했다. 그는 “돈 때문에 출산을 미뤄온 입장에서 정말 반가운 정책이다”라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 15일 ‘제4차 저출산ㆍ고령사회 기본계획(2021~2025)’을 국무회의에서 확정했다. 부부 공동 육아를 지원하기 위해 만 1세 미만 자녀를 둔 부모가 3개월씩 육아휴직을 할 경우 양쪽에 최대 월 300만원씩 휴직급여를 주기로 했다. 또 2022년부터 0∼1세 영아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 양육할 경우 월 30만원의 ‘영아수당’을 지급하고, 금액을 2025년까지 50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출산하면 200만원을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첫만남 꾸러미’ 제도도 2022년 시작한다. 기존 출산 장려 정책 대신 가족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선회한 것이다.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아이를 기르고 있는 부모의 부담을 줄여주고, 출산을 원하는 이들이 최대한 낳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다.

일각에선 “그렇게 한다고 출산율이 오르냐”거나 “현금 살포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실제 자녀 출산을 앞두고 있거나 출산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은 “영아수당 도입 시기를 내년으로 당겨달라”는 청와대 청원을 올리며 호응하는 분위기다.
3살 아들을 둔 주부 김모(32ㆍ서울 강동구)씨는 결혼 전 ‘다둥이 맘’을 꿈꿨다. 김씨는 “아들 낳기 전엔 몰랐는데 어린 아기에게 들어가는 돈이 만만찮아서 한 푼이 아쉽다. 둘은 낳고 싶었는데 양육비 부담이 커서 둘째 계획은 마음 속에만 담아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아수당이 생기면 빠듯한 살림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반겼다.

권병기 저출산ㆍ고령사회위원회 미래총괄과장은 “가족지원 정책을 확대해 젊은 세대들에게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갖게 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다. 결혼·출산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을 보장하고 다른 장애물에 의해서 선택을 제한받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설명했다.
프랑스ㆍ스웨덴 등의 국가들은 ‘출산ㆍ육아는 국가가 책임진다’라는 기치 아래 가족에 대한 지출을 엄청나게 늘려왔다. 한국이 저출산에 100조원을 썼다고 하는데 그 중 가족 지출은 얼마 안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가족 지출 평균이 2015년 기준 2.4%인데 한국은 1.48%에 불과하고, 19조원 가량 적다.

OECD 주요 국가별 합계 출산율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OECD 주요 국가별 합계 출산율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유럽에선 이런 정책이 ‘치트키(게임에서 유리한 기술)’처럼 먹혔다. 프랑스나 스웨덴, 독일 등 출산율이 높은 유럽 국가들도 1990년대~2000년대 출산율 저하 현상을 겪었다.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사회 참여가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들 국가는 자녀 양육 가구의 소득지원, 육아부담 경감 등을 통해 출산율 반등에 성공했다. 질 좋고 저렴한 보육 서비스, 아동수당 등 모든 아동 지원, 부모의 육아휴직 강화 등을 대책을 쏟아냈다. 우리나라도 저출산 대책이 10여 년간 시행되면서 무상보육 제도가 도입됐다. 0~5세에 대한 보육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깔려있다. 하지만 가족에 대한 지원은 아직 저조한 수준이다. 그나마 2018년 아동수당이 도입돼 만 7세 미만 아동에 월 10만원 지급됐다. 부모 육아휴직도 진작 도입됐지만 휴직 급여가 적은데다 눈치 문화 탓에 사용률이 저조하다. 지난해 아이를 낳아 육아휴직이 가능한 부모 가운데 78.4%는 휴직을 못했다.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1.8%에 그쳤다. 부모 중 엄마만 사용하면서 독박 육아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출산율 반등에 성공한 유럽 국가들의 저출산 정책.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출산율 반등에 성공한 유럽 국가들의 저출산 정책.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문가들은 출산장려 중심이던 저출산 정책이 출산과 가족 지원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 의미있다고 평가한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는 저출산 분야에서 그간 보육 서비스를 확대하는데 무게 중심을 실어왔다. 이번에 영아수당 등 가족에 대한 현금 지원을 늘린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다만 지자체들이 일회성 출산장려금을 마구잡이로 주는 것은 지역소멸 위기가 이어지는 마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참에 중앙정부에서 이런 부분을 정리하고, 아동수당을 15세까지 주는 식으로 보편적인 가족 지원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가족 지원 정책이 아이를 낳게하는 유인책은 되지는 않더라도, 어쨌든 아이를 낳은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Copyrightⓒ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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