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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기구 ‘긴급사용 승인’ 권고..금명간 최종 결정
준비 속도내면서 내주부터 접종 시작 관측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미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가 10일(현지 시각)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권고했다. 사진은 메릴랜드주 실버 스프링에 있는 FDA 본부 모습 ⓒ 연합뉴스
미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가 10일(현지 시각)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권고했다. 사진은 메릴랜드주 실버 스프링에 있는 FDA 본부 모습 ⓒ 연합뉴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500만 명을 넘어서고 30만 명이 목숨을 잃은 미국 사회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다. 파워볼사이트

미 식품의약국(FDA) 자문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10일(현지 시각)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FDA에 권고했다. 백신 승인 중대고비를 넘긴 것으로 평가되면서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접종이 조만간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문위는 이날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신청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 안건을 심의한 뒤 표결을 통해 승인 권고 결정을 내렸다. 찬성 17명, 반대 4명, 기권 1명으로 ‘권고’ 결정이 승인됐다.

FDA가 자문위 권고를 토대로 최종 승인을 결정하는 절차가 남긴 했지만, 주요 외신은 통상적인 FDA의 태도로 볼 때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승인이 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CNN방송은 FDA가 이날 또는 11일 긴급사용을 승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백신 긴급사용 승인이 최종적으로 이뤄지면 영국, 바레인,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전 세계에서 5번째가 된다.

FDA 승인 이후에도 남은 절차는 있다. 백신 배포 및 실제 접종이 이뤄지려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문위원회 권고 결정이 추가로 있어야 한다. CDC의 권고를 위한 투표는 오는 13일 오후 이뤄질 전망이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미 정부가 최대한 이른 시일 내 백신 접종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해 온 만큼 CDC 결정에도 이변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CDC 결정까지 나오면 접종은 이르면 내주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지난 4월 미국 뉴욕 하트섬에 집단 매장되는 코로나19 사망자 시신들 ⓒ AFP·연합
지난 4월 미국 뉴욕 하트섬에 집단 매장되는 코로나19 사망자 시신들 ⓒ AFP·연합

‘확진·사망자 수 1위’ 미국, 안정 되찾을까

백신 접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최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 사회가 방역 실패 충격을 딛고 안정을 찾아갈 수 있을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파워볼게임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1552만6644명으로 전 세계 총 확진자(6935만4040명)의 22.4%를 차지한다. 누적 사망자도 미국이 29만1307명으로 전 세계 사망자(157만7875명)의 18% 이상을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미국은 화이자 백신을 시작으로 오는 17일에는 제약사 모더나가 신청한 백신 긴급 사용 승인 안건을 심사하는 FDA 자문위 회의를 연다. 이후에는 존슨앤존슨,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백신의 심사도 진행할 전망이다.

화이자는 이달 말까지 미국인 2500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 당국은 보건의료 종사자와 요양원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접종이 먼저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AP통신은 “전문가들은 집단면역을 달성하려면 최소한 인구 70%가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정상으로 돌아가고 마스크를 벗기 위해선 몇 달이 걸릴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Copyright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UAE, 바레인,수단 이어 네번째
트럼프 사위 “사우디도 곧 정상화”

모로코가 10일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왼쪽부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 AFP 연합뉴스
모로코가 10일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왼쪽부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 AFP 연합뉴스

북아프리카의 아랍권 국가 모로코가 미국 정부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수단에 이어 네 번째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할 것이라고 백악관이 예고하는 등 중동 시아파 맹주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고립 작업이 가속화 하고 있다.동행복권파워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두 위대한 친구인 이스라엘과 모로코가 외교관계를 완전히 정상화하는 합의했다”며 “중동 평화를 위한 큰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모로코는 즉각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고, 앞으로 대사관 개소를 포함해 외교 관계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은 이번 합의를 위해 논란이 되어 온 모로코의 서부 사하라 지역에 관한 주권 주장을 인정했다.

모로코는 아랍권과 이스라엘의 중재자 역할을 하는 등 온건한 이슬람 국가로 꼽힌다. 1990년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임시 평화협정을 맺은 뒤 이스라엘과 낮은 수준의 외교 관계를 맺어왔으나, 2000년 팔레스타인에서 두 번째 인티파다(민중봉기) 뒤 관계가 중단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과 중동 사이에 평화를 확대하기 위해 놀라운 노력을 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한다”며 이스라엘과 모로코 간 따뜻한 평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임 오브 이스라엘>이 전했다.

모로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네 번째 국가다. 앞서 아랍에미리트(8월13일)와 바레인(9월11일), 수단(10월23일)이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을 하기로 약속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관계 개선에 힘을 쏟는 것은 이슬람 시아파 맹주 국가인 이란에 대한 압박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2015년 체결한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하는 등 이란 압박에 몰두해 왔다.

이 대열에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가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도 시간이 문제일 뿐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미국이 이번 합의 과정에서 모로코의 서부 사하라 지역 주권을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인 엘리엇 엥겔 민주당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어 “이스라엘과 모로코의 관계 정상화 뉴스를 환영하지만 이 발표가 서부 사하라 영유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유엔의 노력을 뒤집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밝혔다. 모로코는 1979년 국제사회 동의 없이 서부 사하라 지역을 병합했고, 이후 원주민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과 모로코의 관계 정상화 합의에 반발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대변인 하젬 카셈은 “이것은 죄이고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무역갈등 지속 우려..희토류 분쟁 처리했던 캐서린 타이에 “벨벳장갑 속 강철 주먹”
전문가 “중국에 좋은 소식 아닐 것”..대만 언론은 벌써 ‘다이치’로 불러

캐서린 타이   [미중무역전국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캐서린 타이 [미중무역전국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상하이=연합뉴스) 김윤구 차대운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무역대표부(USTR)에서 중국 담당 수석 변호사로 일해오며 대중 강경 목소리를 내온 캐서린 타이(45)를 USTR 대표로 지명한 가운데 중국은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타이 내정자가 공교롭게도 자국과 대립 관계에 있는 대만 출신 이민자의 후예라는 사실에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대만 출신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타이는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그는 예일대를 졸업하고 하버드 로스쿨에 들어가기 전에 중국 광저우의 중산대학에서 2년간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그는 친지 방문차 대만을 방문한 경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하원 세입위원회 수석 무역 고문인 그는 대중국 강경파로 USTR에서 일할 때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관련 분쟁에서 다른 나라들을 규합해 중국에 대항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학 교수는 타이의 지명은 미국의 대중 강경책이 계속될 것이라는 또 다른 “부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타이가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처리한 경험을 보면 (타이의 지명은) 중국에 좋은 소식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USTR에서 타이와 함께 일했던 로런 맨델 변호사는 “타이가 중국과의 무역 분쟁을 성공적으로 중재한 경험은 탁월하다”고 말했다.

역시 타이의 동료였던 벤자민 코스트제와 변호사는 타이에 대해 “벨벳 장갑 안에 강철 주먹이 있다”고 묘사했다.

그는 “타이는 대인관계 기술이 뛰어나지만 협상에서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타이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보다 다자주의 접근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동맹을 규합했던 타이의 이력은 바이든 당선자의 중국 전략에 들어맞는다는 분석이 많다. 바이든은 지난주 최선의 중국 전략은 동맹과 함께 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타이의 지명이 차기 바이든 정부의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자세를 더욱 확인시켰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무역 전문가들은 타이의 과거 중국 관련 강경 발언을 근거로 미중 무역 협상에서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월 세미나에서 미국의 대중 접근은 단지 경제적인 것에 관한 것을 넘어야 한다면서 “우리가 누리는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삶의 방식을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와 이데올로기 요소를 가져오면 가뜩이나 어려운 무역 협상이 더 복잡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로 미국 정부의 강력한 대만 지지 정책이 약화할 수 있다고 걱정하던 대만에서는 대만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타이의 내정 소식에 반색하고 있다.

중앙통신사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타이 내정자는 캐서린 타이라는 본명 외에 다이치(戴琪)라는 중국식 이름을 갖고 있다고 한다.

많은 대만 언론은 그의 내정 초기에는 본명인 캐서린 타이를 음차한 ‘카이사린 다이’라고 이름을 표기하다가 이제는 아예 ‘다이치’라고 부르고 있다.

‘다이’는 성이고 ‘치’가 이름이다. 영어로는 성이 ‘타이'(Tai)로 표시됐지만 중국어로는 ‘다이’로 발음된다.

쉬유뎬(徐佑典) 대만 외교부 북미국장은 타이 내정자가 의회 근무 시절 대만의 주미 대사관 격인 주미 대표처와 교류를 해 왔다면서 이때 타이 내정자가 대만 대표처 관계자에게 과거 대만을 방문해 친척을 만났던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타이 내정자는) 친절하고 전문적 능력이 뛰어나고 각계의 호평을 받는 인물”이라고 호평했다.

ykim@yna.co.kr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잇따른 코로나 기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번엔 “팬데믹(대유행)이 끝나가고 있다”고 해 구설에 올랐다. 코로나19를 ‘사소한 감기’라고 평가절하하고,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아 스스로 확진자가 되는 등 돌출 언행을 이어가다 또 사고를 친 것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11월 29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취재진과 지지자들을 만나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11월 29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취재진과 지지자들을 만나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오전 남부 히우 그란지 두 술주 포르투 알레그리시에서 열린 행사 연설을 통해 “우리는 팬데믹의 끝에 와있다”면서 “우리 정부는 세계 다른 나라 정부와 비교해 팬데믹 상황에 가장 잘 대처하는 정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에게 혼란이 아니라 안정을 주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사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는 역경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난을 이겨내자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지만, 문제는 발언 시점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코로나19 확진·사망자 증가 지역이 늘고 있다는 언론 보도 하루 만에 나와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브라질 유력 6개 매체가 참여하는 언론 컨소시엄은 전날 전국 27개 주 가운데 22개 주에서 사망자가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언론 컨소시엄 집계를 보면 전날까지 최근 1주일 동안 신규 확진자는 하루 평균 4만1926명으로, 이전 1주일간보다 33% 늘었고, 하루 평균 사망자는 643명으로 34% 증가했다.

그런데도 그는 브라질 정부가 아직 구체적인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사정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브라질 정부는 백신 접종 시작 시점을 놓고 계속 말을 바꿔와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관련 내용을 설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기이한 언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3월 TV 인터뷰에서 코로나19를 ‘사소한 독감(little flu)’이라고 표현한 뒤 언론이 공포를 선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거부하다 7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나선 기자회견 중에 기자들에게서 몇 발 물러선 뒤 마스크를 벗으며 몸 상태가 좋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상파울루에서 병실 부족이 시작되던 지난 11월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지지자들과 포옹하며 사진을 찍는가 하면, 과학적인 근거도 없이 말라리아약을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의료계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11일 현재 브라질은 누적 확진자 순위에서 678만3543명으로, 미국, 인도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라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Copyrightⓒ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MMWR 감수 책임자 켄트 박사 ‘폭로’
친 트럼프 인사들의 ‘흔적 지우기’

[서울신문]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대응 관련 문건의 수정을 요구하며 외압을 행사한 친(親) 트럼프 인사의 이메일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사건의 장본인으로 지목된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 AFP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대응 관련 문건의 수정을 요구하며 외압을 행사한 친(親) 트럼프 인사의 이메일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사건의 장본인으로 지목된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 AFP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대응 관련 문건의 수정을 요구하며 외압을 행사한 친(親) 트럼프 인사의 이메일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수장인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이 직접 나서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낙하산 인사’들의 정치적 개입 흔적을 지우기 위해 관련 문건 은폐에 나섰다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CDC의 ‘질병 발병·사망 주간 보고서’(MMWR) 감수 책임자인 샬럿 켄트 박사는 지난 7일 하원 ‘코로나19 위기 특별소위원회’의 비공개 증언에서 폴 알렉산더 박사가 보낸 지난 8월8일자 이메일을 삭제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바 있다고 폭로했다. 켄트 박사는 특별소위에서 “이메일 삭제 지시에 대해 매우 통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켄트 박사는 다른 당국자들로부터 레드필드 국장이 이러한 지시를 내린 장본인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당시 휴가 중이었던 켄트 박사가 해당 이메일을 지우려고 했을 때는 이미 다른 누군가가 삭제한 뒤였다고 한다. 켄트 박사는 누가 자신 대신에 이메일을 지웠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문제의 이메일은 마이클 카푸토 보건복지부 수석대변인의 과학고문이었던 알렉산더 박사가 어린이들에 대한 코로나19의 위험을 다룬 CDC 보고서와 관련해 표현을 고치라고 지시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당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던 학교들의 개학을 촉구하고 있던 때인데 알렉산더 박사는 CDC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방침에 타격을 가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알렉산더와 카푸토 두 사람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심은 인사들로, 코로나19 위험성 축소를 시도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기 위해 CDC 등 보건당국 전염병 전문가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비과학적 주장을 강요해 물의를 빚다 직을 떠났다.

레드필드 국장은 이날 직원에게 이메일을 지우라는 지시를 내린 것 자체는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나는 알렉산더 박사의 언급을 무시하라고 지시했으며, 그의 이메일에 답장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그러면서 “나는 MMWR의 온전성 유지를 위해 전적으로 전념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의 제임스 클라이번 특별소위 위원장은 레드필드 국장 및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 앞으로 보낸 서한을 통해 “고위 정무직 임명자들이 CDC 직업 공무원들의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개입한 증거를 은폐·인멸하기 위한 고의적 시도를 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시도가 문서 보존에 대한 연방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켄트 박사는 이와 함께 CDC가 조지아주 하절기 캠프 내 코로나19 발병 발표를 지난 7월 31일 레드필드 국장의 의회 증언 이후로 연기했다는 증언도 했다고 특위 측이 밝혔다. 레드필드 국장은 당시 의회에서 학교들의 개학을 촉구한 바 있다. 클라이번 위원장은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정치적 개입 의혹 조사를 트럼프 행정부가 방해하고 있다며 당국자들이 이달 15일까지 관련 문건을 제출하지 않으면 소환장을 발부하겠다고 경고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Copyrightsⓒ 서울신문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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