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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G90 소비자인 B씨는 얼마전 엔진오일 교환을 위해 현대자동차 청주 직영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엔진오일 교환 티켓이 7장이나 남아있었지만 모두 사용할 수 없다는 직원의 안내를 받은 것. 당황한 B씨에게 해당 직원은 “신차를 중고차로 매입한 경우 명의가 바뀌기 때문에 오일 교환 티켓은 모두 소멸된다”고 설명했다. B씨는 중고차로 제네시스 G90을 구매한 것은 맞지만 2018년 12월식 G90이라 무상보증 수리 기간이 한참 남아있고 쿠폰 역시 단 한 장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항의했지만 직원의 완강한 거부에 결국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B씨는 동네 가까운 현대차 협력사인 블루핸즈에서 남은 티켓 중 하나로 엔진오일을 교환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신차 판매 시 보증수리를 의무적으로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차체 및 일반 부품의 경우 3년·5만㎞, 엔진 등 주요 동력계통의 경우 5년·10만㎞ 내에 하자가 발생하면 제조사가 무상으로 수리해준다. 기간은 제조사 임의로 설정 가능하지만 보증수리 자체는 자동차관리법상 제조사의 책임과 의무로 규정된 항목이어서 반드시 이행해야만 한다. 일부 브랜드들은 추가적으로 소모품 무상교환 등 강화된 자동차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물론 보증수리와 소모품 교환 혜택 등은 자동차라는 재화에 종속되는 것이어서 중고차 매매로 소유자가 바뀌더라도 그대로 양도된다. 보증수리 기간이 남은 수입 중고차의 매물 가격이 높은 것도 수리비 부담을 고려한 시장의 가격이 반영된 것이다. 파워볼실시간

 하지만 여전히 일부 정비소에서는 소비자의 정보 부재를 악용해 부당 이득을 취하려는 꼼수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는 매년 운전자의 무지를 이용해 바가지 요금을 씌운 피해 사례가 수십건씩 접수된다. 예방 차원에서 정부가 자동차 부품 가격과 공임 등 정비 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했지만 관심있게 두고 보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자동차라는 기계 자체가 수만개의 부품으로 이뤄져 굉장히 복잡한데다 이를 수리하는 작업은 더욱 고차원적이어서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업주들은 멀쩡한 부품을 교환하거나 부품을 교체하지 않고도 했다고 하거나 더 비싼 부품으로 바꿔 수리비를 과다하게 덮어 씌운다. 자동차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소비자는 업주에게 속절없이 바가지 영업을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비에 대한 전권을 업주에게 넘기게 되면 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도 쉽지 않다.

 -제조사가 직접 관리하는 직영 서비스센터, 품질 관리 신경써야
 
 특히 이번 사례에서의 맹점은 제조사 직영 서비스센터에서조차 품질 관리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직영 서비스센터는 자동차 관련 법에 의거, 제조사가 생산·판매한 자동차에 대해 수리 및 정비 의무를 다하고자 직접 운영하는 종합 정비소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사설 정비소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이나 오랜 대기 기간을 감수하더라도 직영 서비스센터를 찾는다. 하지만 막상 직영 서비스센터를 찾은 소비자들은 생산이나 판매에 비해 서비스 품질의 편차가 크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아무래도 정비 단계는 추가적인 수익 창출보다 서비스 개념의 접근인 만큼 제조사가 품질 관리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불신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서비스 품질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프리미엄화를 지향하는 제네시스 브랜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제네시스가 여전히 현대차 브랜드 내에서 전시장이나 서비스 네트워크를 독립하지 못한 상황에서 품질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 이미지 형성에 독이 될 수 있어서다. 브랜드에 대한 인식은 제품 생애 사이클인 ‘생산-판매-정비’ 등 3단계 전반에서 고루 형성된다. 생산과 판매 과정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고 해도 정비가 취약하다면 고급 브랜드로 인정받기 어렵다. 제네시스가 별도의 예약 정비, 홈투홈 딜리버리, 무상 견인 서비스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언제 어디서든 고품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품질 평준화가 선결돼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정비 시 바가지 요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지만 제조사가 직접 관리하는 직영 서비스센터에서조차 일관된 메뉴얼을 갖추지 못했다는 건 큰 문제”라며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일 수록 서비스 경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향후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관리 감독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는 최근 제네시스는 G90과 G80, G70 등 세단에 이어 GV80과 GV70 등 SUV 라인업을 갖추면서 별도 전시장·서비스 네트워크 및 인력망을 확충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정치BAR_길윤형의 알고싶어
북 10일 열병식 제일 마지막에 초대형 ICBM 등장
2017년 11월 발사성공한 화성-15형보다 훨씬 커
‘다탄두 능력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 쏟아져
2019년 2월 ‘하노이 노 딜’ 이후 12월 연속 엔진 실험
실험 성공 후 “또다른 전략무기에 적용” 담화 나와
북-미 협상이 전략무기 개발 이끈 게 아니라
협상의 실패가 북핵 문제 점점 더 어렵게 꼬아가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졌다. 연합뉴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졌다. 연합뉴스

“김종식 상장이 지금 거대한 핵전략무력을 이끌고 김일성 광장을 통과해 나갑니다.”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10일 0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시작된 열병식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이날 행사의 가장 마지막에 등장한 거대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었습니다. 북한이 ‘거대한 핵전략무력’이라 표현한 이 미사일은 여러 모로 한반도 주변국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기 충분했습니다.파워볼게임

돌이켜 보면, 북한은 이미 2017년 11월29일 화성-15형을 성공적으로 발사해 자신들이 미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성공했음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이후 그보다 더 거대한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공개했으니, 이 미사일은 기존의 화성-15형과는 다른 특징을 가졌을 것이라 보는 게 합리적인 이해입니다.

일단, 이 미사일은 기존의 화성-15형보다 훨씬 더 큽니다. 겉보기에도 화성-15형(9축, 18개 바퀴)보다 훨씬 큰 11개축(22개의 바퀴)으로 지탱되는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실려 있습니다. 10일 공개된 영상 화면을 통해 어림 잡아 보면, 길이는 약 25~26m, 지름은 2.5~2.9m 정도로 추정됩니다. 덩치가 크니 화성-15형에 비해 사거리가 길거나, 더 무거운 탄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게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화성-15형이 미국 뉴욕과 워싱턴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그보다 먼 남미를 타격할 게 아니라면 사거리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이 여러 개의 탄두를 한번에 나를 수 있는 다탄두(MIRVs) 능력을 갖춘 게 아닐까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탄두란 하나의 탄도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가 탑재된 미사일을 뜻합니다. <조선일보>는 12일 “2~3개의 다탄두를 탑재해 워싱턴과 뉴욕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까지 내놨습니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역시 12일 <문화방송>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 전문가들이 다탄두 가능성을 주목해서 보고 있다. 그런 부분들은 정밀하게 검토해볼 필요성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아직 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적이 없으니 정확한 능력이 확인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떠오릅니다. 북한은 이 거대한 탄도탄을 언제 만든 것일까요? 대륙간탄도미사일개발은 어느 나라에서건 극비로 취급되는 ‘전략 정보’이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알기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힌트는 있습니다. 북한이 자신의 전략무기 개발과정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외부 세계에 자신들의 의도를 드러내 왔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려면 핵심이 되는 장치인 ‘엔진’ 시험을 필수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2019년 2월28일 하노이 ‘노 딜’로 인해 북-미 협상이 사실상 좌절되자 그해 말인 12월7일과 12월13일 동창리에서 각각 “중대한 시험이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해 4월 연말까지는 그래도 미국의 성의 있는 대응을 기다려 보겠다고 했는데, 그 직전에 시험을 시행한 것입니다. 이 사실을 공개하는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그대로 인용해 보겠습니다.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 대변인 발표 (평양 12월 8일발 조선중앙통신) 2019년 12월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였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이번 시험의 성공적 결과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하였다.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한번 변화시키는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다.(끝) 두번째 발표에선 주변국들의 이목을 더 끌고 싶었는지, 실험시간은 아예 분대까지 정확히 밝혔습니다.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 대변인 발표 (평양 12월 14일발 조선중앙통신) 2019년 12월13일 22시41분부터 48분까지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중대한 시험이 또다시 진행되였다. 우리 국방과학자들은 현지에서 당 중앙의 뜨거운 축하를 전달받는 크나큰 영광을 지녔다. 최근에 우리가 련이어 이룩하고 있는 국방과학연구성과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믿음직한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을 더한층 강화하는데 적용될 것이다.(끝) 이후 이날 열병식에도 등장한 박정천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은 14일 담화에서 “최근에 진행한 국방과학연구시험의 귀중한 자료들과 경험 그리고 새로운 기술들은 미국의 핵 위협을 확고하고도 믿음직하게 견제·제압하기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또 다른 전략무기개발에 그대로 적용되게 될 것”이라고 밝힙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대신해 발표한 당 7기 제5차 전원회의 결과 발표를 통해 “이제 세상은 곧 멀지 않아 북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습니다. 이 같은 정보를 토대로 볼 때 이날 등장한 괴물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엔진시험이 지난해 12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고, 이후 10개월 정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이날 공개됐다고 합리적으로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2월28일 1대1 단독 정상회담을 마치고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 정원에서 나란히 걷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2월28일 1대1 단독 정상회담을 마치고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 정원에서 나란히 걷고 있다. 연합뉴스

이 지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문을 품게 됩니다. 우리가 이 괴물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개발을 막을 순 없었을까요. 분명, 기회가 있었습니다. 북한은 이 엔진의 시험이 우리가 흔히 동창리 발사장이라 불리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북한엔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가 이곳 하나 뿐입니다. 북한은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부터 북한이 더 이상 탄도미사일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증거’로 이 시설을 영구적으로 폐기하겠다는 뜻을 밝힙니다. 이어, 북한 외무성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3차 방북 이후 발표한 7월7일 담화에서 “비핵화 조처의 일환으로 ICBM의 생산중단을 물리적으로 확증하기 위하여 대출력발동기 시험장을 폐기하는 문제”를 미국에 제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남북 정상이 합의한 9·19 평양공동선언에선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아래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한다”고 약속했습니다. 단순히 폐기에 그치지 않고, 전문가들의 검증까지 받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대국민 보고대회를 통해 이 조처의 의미를 “이번에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과 발사대를 폐기한다면 이제 북한은 추가적인 미사일 발사도 할 수 없게 되고, 또 미사일을 더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그런 식의 일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북-미가 서로 신뢰를 쌓아가며 하나씩 실효 있는 비핵화 조처를 취해가자는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론과 북한 핵시설의 신고와 검증을 통해 단숨에 비핵화를 끝내자는 미국의 ‘빅 딜’론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충돌하며 북-미 핵협상은 사실상 기나긴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습니다.파워볼엔트리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이라 부르는 동창리 발사대의 모습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이라 부르는 동창리 발사대의 모습

미국의 이 결정은 옳았던 것일까요.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행동 대 행동’식의 단계적 비핵화는 결국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래서 영변과 동창리를 폐기하고 미국의 핵심 제재를 풀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하노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봐야 합니다. 미국이 하노이에서 좀 더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접근을 했다면, 우리는 동창리 발사장과 영변 핵 시설이 사라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것입니다. 북한은 10일 등장한 ‘괴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결코 만들지 못했을 것입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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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법무부 국감, 법제처장 자료 제출로 실랑이 시작
가까스로 시작, 야당 의원 마이크 잡자 마자 언쟁
전주혜 “군무이탈사건” vs 추미애 “군무이탈 아니다”
장제원·김남국 “서로 예의지키라”며 말싸움하다 국감 중지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법무부 국정감사가 언쟁 끝에 중지됐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 도중 끼어든다고 불만을 표했고, 여당 의원 역시 일부 야당 의원의 반말 등 태도를 지적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 출석, 안경을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 출석, 안경을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 국정감사는 지난 8일 이강섭 법제처장의 50억원대 부동산 소유 의혹과 관련한 자료 제출 여부로 시작부터 실랑이를 벌였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이 처장이 지난 국감 때 “자료 제출을 약속했다”며 독촉했고, 범여권인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국감장에서 이런 식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인사혁신처나 청와대를 통해 제출받으라”고 말했다.

가까스로 시작된 오전 질의는 첫 야당 질의자인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마이크를 잡으면서 아수라장으로 흘렀다. 전 의원은 추 장관 아들 서모 씨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과 관련해 추 장관이 거짓말을 했다고 쏘아붙였다.

하지만 추 장관은 보좌관과 지난 2017년 6월 이뤄진 메시지 내용이 오히려 자신이 압력을 넣지 않다는 취지의 답을 내놨다. 추 장관은 “보좌관에게 전화번호를 전달 했다고 (메시지는) 돼 있는데, 지원장교‘님’이라고 돼 있다”면서 “아마 지시 차원에서 전달했다면. 번호가 ‘지원장교’, ‘대위’라고 돼 있겠지 ‘님’자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시지는) 보좌관한테 지시한 게 아니다”며 “보좌관이 스스로 한 번 더 연장해달라고 요청해놓은 상황이라는 답이 나온다. 제가 지시를 안 했다는 것을 도로 완벽하게 알 수 있는 문장이다”고 덧붙였다.

이후 전 의원은 서씨 사건을 두고 “군무이탈 사건”이라고 지칭했고, 추 장관은 “군무이탈 사건이 아니다”고 소리를 높였다. 이 와중 여당 의원들이 전 의원의 질의를 비판하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항의했고,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본인들은 잘 끼어들면서”라며 맞받아쳤다. 그러자 장 의원이 “김남국 의원이 추미애 장관이에요? 예의를 지키세요”라고 말했고, 김 의원 역시 장 의원을 향해 “사과하라”고 전했다.

장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여당 의원들이 껴들지 말아줄 것을 요구했다. 김 의원도 정책국감을 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장 의원이 “본인이나 (정책국감) 챙기시라고요”라고 말했고 장내는 아수라장이 됐다.

김 의원은 “오로지 추미애 장관 관련 정쟁만 한다. 예의는 상호 간 지켜야 하는 건데 장제원 의원은 왜 반말을 하면서 예의를 지키지 않느냐”고 불만을 표했고, 장 의원은 “김남국 의원이 발언할 때나 예의를 지키시라. 상대방 의원 말에 껴들지 말고 존중하라”고 소리를 높였다.

이후 장 의원은 다시 “(발언 도중) 끼어든 것을 사과하라”, 김 의원은 “반말을 사과하라” 등 승강이를 벌이다 오전 질의는 중지됐다.

한편, 추 장관은 오전 질의 도중 검찰이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옛 국민의힘) 의원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 서울대병원과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를 지난달 29일 압수수색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박경훈 (view@edaily.co.kr)

1km 달려가 잠자던 일가족 깨워 대피시키자 불길이 주택 삼켜

(홍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새벽 시간에 불꽃과 연기가 피어올라 이상하게 여겨 무작정 달려갔는데, 조금만 늦었다며 큰일이 날 뻔했습니다.”

주택 화재 현장서 노부부 구조한 유동훈 중위 [육군 11사단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주택 화재 현장서 노부부 구조한 유동훈 중위 [육군 11사단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육군 장교가 불길이 치솟는 위급한 목조주택 화재 현장에서 70대 노부부와 그의 40대 아들 등 일가족을 깨워 구조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육군 11사단 소속 유동훈(26) 중위는 지난 6일 오전 1시 30분께 홍천군 북방면 화계리 한 마을에서 작은 불빛과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으로 목격했다.

당시 1㎞ 떨어진 부대 영외 숙소에서 늦은 밤까지 공부하던 유 중위는 새벽 시간에 피어오른 불빛과 연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직감했다.

부리나케 현장으로 달려간 유 중위는 목조 주택 한 귀퉁이에서 불이 타오르는 것을 발견하고서 119에 신고했다.

이어 목조 주택 입구에서 ‘불이 났어요. 어서 나오세요’라고 소리치며 잠든 노부부와 그의 아들을 깨워 집 밖으로 대피시켰다.

노부부 가족이 대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불은 주택 전체로 번졌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차가 도착했을 때는 59㎡의 주택은 거의 전소한 상태였다.

유 중위는 옷도 제대로 걸치지 못한 채 밖으로 대피한 노부부 가족을 위해 영외 숙소에서 가지고 온 옷을 건네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이후에도 소방대원과 경찰 등 현장조사팀이 철수할 때까지 조사에 협조하면서 잔불이 꺼진 것으로 보고 나서야 비로소 영외 숙소로 복귀했다.

유 중위는 12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군인의 사명이라고 배웠다”며 “배운 대로 행동했을 뿐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jlee@yna.co.kr

8일 명동 한 상점에 영업종료 안내문이 붙어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올해 4월 재취업 프로그램 참여자 4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폐업 소상공인은 창업부터 폐업까지 평균 6.4개월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8일 명동 한 상점에 영업종료 안내문이 붙어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올해 4월 재취업 프로그램 참여자 4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폐업 소상공인은 창업부터 폐업까지 평균 6.4개월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자본금 4,000만원으로 시작한 떡볶이 장사는 2년 만에 부채만 4,000만원 남겼어요.”

서울 동대문구에서 2018년 11월 떡볶이 가게를 차린 박세진(31)씨는 임대차 계약이 끝나는 다음달 가게 문을 닫는다. 청년 사업가의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떡볶이 가게는 20대 시절 직장 생활과 아르바이트로 번 돈 4,000만원으로 시작했다.


①4,000만원 빚만 남긴 동대문 떡볶이집

처음엔 장사가 잘 되는 듯도 했다. 월 매출 1,000만원을 찍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 2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떡볶이집엔 사람이 들지 않았다. 결국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가며, 월 임대료 120만원도 내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직원을 내보내고 배달도 직접 뛰어봤지만, 그가 쥔 선택지는 결국 폐업 뿐이었다. 박씨는 “창업 때문에 수천만원 빚만 남고 차상위 계층이 됐다”며 “배달 알바를 하며 버티는 것도 이젠 지쳤다”고 토로했다.

불황에도 잘 나가는 소수 음식점을 제외한 대부분 요식업 경영자들은 올해 박씨와 같은 실패담을 겪었다. 행정안전부 인허가 관련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서울 시내 음식음식점 8,157곳이 문을 닫았다.


②폐업도 맘대로 못하는 백화점 디저트 전문점

한국일보가 코로나 19 여파로 장사를 접었거나 폐업을 앞둔 6명의 자영업자들의 사연을 들어 봤더니, 매출 감소 때문에 도저히 사업을 이어나갈 수 없는 형편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2년 전 수도권 백화점에서 프랜차이즈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다 8월에 폐업한 김유진(가명ㆍ38)씨도 올해 2월 찬바람을 맞기 시작했다. 매달 재료값 400만원, 관리비 50만원, 인건비 190만원, 임대료(매출 23%) 등을 쓰면, 사비 350만원을 털어 넣어야 가게가 겨우 유지됐다고 한다. 백화점 입점 가게라 마음대로 문을 닫을 수도 없었다는 김씨는 “옷 가게 5년, 치킨집도 2년이나 해봤지만 이 정도로 힘든 적은 없었다”며 “출근하는 자체가 지옥이었다”고 털어놨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③위약금 토해내고야 폐업한 파스타집

자영업자들은 폐업을 준비하며 ‘문을 열기보다 문 닫기가 힘들다’는 말을 절감했다. 동작구 보라매병원 인근에서 파스타집을 운영하다 8월 폐업한 김소희(47)씨는 “2년 전 개업할 때 6,000만원 들인 인테리어를 업자에게 130만원을 주고 철거했다”며 “예상보다 빠른 폐업 탓에 포스기(판매시점정보관리기), 폐쇄회로(CC)TV 등을 위약금까지 물어주면서 반납했다”고 말했다. 폐업 직전 상반기 종합소득세와 7, 8월 세금 등 142만원을 납부하니 통장에 남은 건 빚 8,000만원이었다. 김씨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다시는 요식업계에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④구로 고깃집은 아직 폐업도 못 해

어쩌면 이렇게라도 폐업을 할 수 있는 것이 다행인 경우도 있다. 구로구에서 돼지갈비집을 운영하는 심태섭(55)씨는 폐업 시도조차 실패했다. 강서구에서 배달전문 소곱창 가게를 운영했던 심씨는 6월 3,500만원을 대출받아 새로운 가게를 인수했지만 곧장 코로나19 재확산에 직격탄을 맞았다. 소위 ‘오픈효과’를 누릴 기회도 날려버린 심씨는 고민 끝에 인수 두 달 만에 가게를 내놨지만, 계약금까지 지불한 인수 예정자는 인계를 일주일 앞두고 계약을 파기했다. 심씨는 “고깃집이라 폐업을 하기 위해 원상복구를 하려면, 환기구 교체 등 비용이 어마어마해 그럴 수도 없다”며 “10년째 자영업을 하고 있지만 이제는 장사가 두렵고 겁이 난다”고 체념했다.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에서 상인들이 폐업식당에서 사들인 중고 식당가구와 주방기구를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에서 상인들이 폐업식당에서 사들인 중고 식당가구와 주방기구를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⑤다시 경력이 단절된 40대 경단녀

거액의 빚을 남기고 ‘가게’라는 무겁던 짐을 털긴 했지만, 폐업 이후 삶도 불안하다. 강동구에서 5년째 운영하던 왁싱샵을 폐업한 김성희(가명ㆍ49)씨는 5년 전 했던 고민을 다시 한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관련 회사에서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했던 김씨는 ‘경력단절녀’라는 핸디캡을 안고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왁싱샵을 차렸다.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의 학비라도 벌려면 다시 생활비를 마련해야하지만 5년 전보다 나이는 더 들었고, 몸은 더 지쳤다. 김씨는 “뭐라도 일을 하고 싶기는 한데 지금 나이에 취업도 힘들고, 창업하려면 돈이 또 들어가니까 고민이 크다”고 토로했다.


⑥16시간 일해도 폐업 못 면한 만두집

정부의 재난지원금도 수렁에 빠진 이들에게 별 도움이 되진 못했다. 경기 과천시에서 만두가게를 하다 신천지 사태로 폐업까지 하게 된 이정우(64)씨는 정부로부터 한 푼도 지원을 못받았다고 한다. 올해 1월 개업한 탓에 지난해 소득 감소분을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위암으로 몸이 불편한 아내와 가게 옆에 셋방까지 얻어 하루 16시간 동안 일을 했지만 가게를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씨는 “장사하는 동안 하루 일당 10만원 막노동을 하며 버텼다”며 “정부가 우리 소상공인이 실제로 겪는 일들을 세밀하게 살펴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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